패밀리사이트

교육시사읽기

청소년의 디지털리터러시 수준 진단과 정책 과제
작성자 : 해커스 임용 등록일 : 2019-08-21 조회수 : 117 주소복사

청소년의 디지털리터러시 수준 진단과 정책 과제


  들어가며

  디지털 환경에 둘러싸인 우리 아이들에게 디지털을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능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정말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 디지털 시민성, 그리고 최근 초중학교에서 필수화가 된 SW교육의 컴퓨팅 사고력까지, 비슷하면서 또 다르게 보이는 용어들이 혼재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용어의 차이에 대한 논의는 잠시 뒤로 미루고 말 그대로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활용,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을 의미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 아이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어떠한지, 그 속에 문제는 없는지, 몇몇 연구 데이터를 통해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진단과 성찰을 해보고자 한다.

 

  세계에서ICT를 가장 잘 다루는 아이들?

  2000년 초반 정부에서는 당시 대통령의 신년사를 근거로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국민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후 교육부는 초중등학교 정보통신기술 교육 운영지침을 수립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관련된 교육을 모든 학생에게 제공하고, ICT를 학습과 문제 해결에 활용하도록 했다. 그 뒤로 약 20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목표는 달성되었을까?

  우선 국제 비교 연구를 보게 되면 조금 의문이 든다. 전 세계 14개 국가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을 분석한 ICILS 2013에서 우리나라가 14개 국가 중 5위를 한 것이다(김수진 외, 2014). 상위권이긴 하지만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등과 같이 컴퓨터과학에 많은 투자를 하는 나라들이 참여하지 않았기에 선방했다고 보기엔 모호한 면이 있다.

  그러면, 조금 더 많은 나라가 참여한 OECDPISA 결과를 살펴보면 어떠할까? PISA의 경우 아이들의 역량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약 3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 역량에 대한 인식과 흥미 등을 설문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결과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역량에 대한 인식과 흥미는 30위로 최하위권으로나타났다(김혜숙 외, 2017). 이러한 결과에 비춰보면, 2000년 초반 호기롭게 출발했던 디지털 교육과 관련된 정책이 성공하였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OECDPISA 결과를 거슬러 올라가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김혜숙 외, 2008; 2017). [그림 1]과 같이, 우리나라는 2006년 학생당 PC 수가 OECD 국가 중 대략 중위권에서 출발해 200910위권 안으로 진입했지만, 그 뒤로 가파르게 하락해 2015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림 2]와 같이 학교에서 ICT를 학습용으로 활용한 경험 비율은 단 한 번도 상위권을 차지하지 못한 채 최하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1] 학생당 PC 비율 순위

[그림 2] ICT 활용 교육 비율 순


  이러한 결과는 최근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우리나라를 디지털 인프라 강국이라고 발표하고(ITU, 2017), 유튜버가 우리나라 학생들의 희망 직업순위에서 상위권(교육부, 2018)을 차지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쩌다가 ICT 교육을 학교 제도권 속에서 다루지 못하고 놓아 버린 걸까?’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준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잠시 그 이유에 대한 생각을 뒤로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과 특징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하자. 위에서 언급한 ICILS의 경우 만 15세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학년 간 비교와 특성을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측정하고 있어서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는 데 조금 더 수월한 면이 있다.

 

  최근 실시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을 찾을 수 있다(이현숙 외, 2019).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 입학 전인 7세 이전에 약 30%의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경험하고,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약 98%의 학생들이 컴퓨터나 휴대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서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교육 경험 비율을 살펴보면 경험이 없거나, 한 달에 1~2번 하는 경우가 47.7%이고, 중학교로 올라가면 그 비율이 51%로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사실상 학교 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ICT를 활용한 문제해결 경험을 제대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한 문제는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에서도 나타나는데, 초등학교는 다행히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도 다소 향상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학교의 경우 기초적인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기초 미달 학생의 비율이 20%를 넘을 뿐만 아니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 미달 학생 비율과 우수 학생 비율이 서로 높아지며 중간 지대가 더욱 좁아지는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제언

  지금까지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관련해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매우 열악한 학교 환경 속에서 교육적 경험을 거의 하지 못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처럼 학교 제도권에서 ICT를 놓아 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ICT 기반 교육의 학습 효과에 대한 의구심?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잘 활용하는 한다는 인식? 아니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관련 교과 교육? 이 외에도 많은 원인들이 혼재되어 있겠지만, 필자는 디지털 교육에 대한 목적의식의 부재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들고 싶다.


 

  과거 ICT를 활용한 교육은 최근 들어 융합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융합 교육 콘텐츠를 살펴보면 응용 소프트웨어나 최신 인터넷 서비스 정보를활용해 문제해결 활동을 하는 것과 같이 과거의 ‘ICT 활용 교육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융합 교육은 수학, 과학과 같이 ICT도 컴퓨터 과학의 학문적 요소를 기초 재료로 활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융합적으로 해결하는 경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ICT 활용 능력 함양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에 대한 이해, 컴퓨팅 능력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까지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SW교육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SW교육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 교육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는 너무 제한적인 시수(초등학교 17시간, 중학교 34시간 이상)와 내용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에 그 일차적인 원인이 있고 디지털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부분을 놓친 채 컴퓨터과학 부분만을 강조하는 것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적 제언을 하고 본고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방향과 목표 설정이 명확히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고정된 개념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와 미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요구되는 소양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이에 과거에 활용하던 개념에서 확장해 컴퓨팅 사고력, 데이터 분석 능력 등과 같이 개인의 삶과 직업 세계를 영위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조작적으로 정의한 후 이를 토대로 한 관련 연구와 교육 그리고 정책적 과제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리터러시의 토대가 되는 컴퓨터과학 또는 정보 교육의 체계적인 운영 방안 확립이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것이 자칫 ICT 활용 교육, 또는 융합교육을 위한 도구로만 인식될 경우, 과거 정보통신교육 운영지침이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과 같은 과오를 범할 수 있다. 실질적인 융합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학, 과학과 같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위한 학문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컴퓨팅 파워를 경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SW교육을 더욱 확대하고 교육과정을 개선해 교과 내에서 컴퓨팅과 관련된 기본적인 소양에서부터 융합적 경험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현장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OECD 국가 중에서 학생당 PC 비율이 최하위인 것뿐만 아니라 6년이 초과된 학생 PC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2018년 교육정보화 실태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학교의 디지털 인프라 개선은 시급해 보인다(주민호 외, 2019).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교사들이 부담 없이 융합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수뿐만 아니라 교원양성대학에서부터 체계적인 경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참고자료]

김수진, 박지현, 전경희, 김미영, 이영준(2014).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2013 결과 보고서 (RRE 2014-3-2).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혜숙, 김진숙김한성, 신안나(2017). OECD PISA 2015를 통해 본 한국의 교육정보화 수준 분석 (RM 2017-4).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김혜숙, 박현정(2008). OECD PISA 2006을 통해 본 우리나라의 교육정보화 수준과 시사점 (RM 2008-4). 한국교육학술정보원

ITU(2017). 2017ITU ICT 발전지수, e-나라지표.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44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2018).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www.career.go.kr

이현숙, 김수환김한성, 이운지, 임선아, 박세진(2019). 2018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KR 2019-1).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주민호, 고주은, 김한성(2019). 2018년 ·중등학교 교육정보화 실태조사: 기술 통계 분석(RM 2019-4).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출처 :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