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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교육단계 학교 밖 청소년 학력인정 지원정책과 교육청의 역할
작성자 : 해커스 임용 등록일 : 2019-07-17 조회수 : 115 주소복사

의무교육단계 학교 밖 청소년 학력인정 지원정책과 교육청의 역할              


과연 학교에 '밖'이 존재할 수 있는 걸까?(지식채널e 1588회, 2018. 6. 13. 방송)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학교 안팎의 구분은 엄연한 현실이다.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서 정의하는 학교를 벗어나면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바뀐다. 실제 계획적·조직적·계속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고 하여도 법률이 정한 제도적 학교가 아니면 학력(學歷)을 인정받을 수 없고,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상급 학교 진학은 불가능하다.

 

  우리 헌법은 제31조 제1항에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고, 제31조 제3항에서는 이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부모에게 초등교육을 비롯한 의무교육을 받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의 교육에 관한 권한은 학생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과 부모의 자녀교육권과의 관계에서 한계를 가진다. 특히 학교 밖의 교육영역에서는 원칙적으로 부모의 자녀교육권이 우선한다.

 

  그러다 보니 의무교육 단계에서도 미취학이나 학업중단(제도권 학교의 교육과정에 참여하지 않음) 등으로 학교 밖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물론 자녀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성향 및 능력을 고려한 교육적 목적과 그에 적합한 수단으로 취학하지 않거나 학업중단을 선택한 경우도 있지만, 방임이나 학교 부적응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이들 중 일부는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 방황 및 비행에 빠지기도 한다.

 

  비록 소수라 하여도 학업중단으로 인해 비행에 빠지고,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경우, 그 부작용이나 향후 이들을 돌보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 그런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교육적 지원이 필요할 것임은 자명함에도 공교육 차원의 투자는 부족한 편이다. 특히, 미취학이나 학업중단 이후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다시 교육을 받으려 해도 연령 초과 등으로 인하여 학교 복귀는 매우 어렵다. 필요에 의해 학력을 취득하려고 해도, 학교 밖에서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검정고시제도가 유일한 선택 수단이며 다른 대안이 없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학교 밖에서도 학업을 지속하고, 이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필요성이 계속 대두되었다.

 

  이에, 2016년 8월 29일 의무교육 단계 교육기회 균등을 위한 미취학·학업중단학생 안전 확보 및 학습지원 방안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다음 해 2017년 제주를 비롯하여 서울, 부산, 대구, 강원, 전남 등 6개 시·도교육청에서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였고, 2017년 11월 28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학력인정을 통해 고등학교를 진학한 성과(강원)도 있었다. 작년 2018년에는 충남을 포함 총 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되었고, 전국에 242명의 학습자가 등록하여 14명이 학력인정을 받았다. 2019년 올해에는 세종, 전북을 제외한 15개 시·도교육청에서 학습지원 시범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 대상자는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미취학·미진학인자이거나, 입학했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아 학적이 정원 외로 관리되는 자로서 만 24세 미만이어야 한다. 자격 조건을 갖추었다면 홈페이지(educerti.or.kr)에서 학습자 등록을 한 후, 학습자 자격이 확인되어야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학습자 등록을 하면 이후 학습자 승인(자격 확인) - 학습지원 프로그램 신청 - 학습하기 - 학력인정 프로그램 경험 수집, 정리 - 학력인정 신청의 순서로 학습지원과 학력인정이 진행된다.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에는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의 두드림(자립, 학업동기 강화) 프로그램을 포함한 교육감이 인정하는 인성교육, 교과교육, 진로체험 등의 학습지원 프로그램과 검정고시 과목합격, 자격증 취득 등의 학교 밖 학습경험, 그리고 온라인 교육과정으로 방송통신중학교 온라인강의를 기본으로 한 교과교육 프로그램 등이 있다.

 

  학력인정을 신청하려면 △정해진 최소 학습 기간(●초등학교 : 4년 이상, ●중학교 : 2년 이상, 이전에 학교를 다녔던 기간도 포함. 학습 기간 = 학교 재학 기간(학기단위) + 사업 참여 기간)을 이수하되, △최소 나이 이후(●초등학교 : 만 13세가 되는 해의 3월 1일 이후, ●중학교 : 만 16세가 되는 해의 3월 1일 이후)에, △정해진 기준 학습시간(초등학교 4,692시수, 중학교 2,652시수, 이전에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시간도 80% 인정)을 모두 이수했을 때 가능하며, 학력인정평가는 4월, 10월 두 차례 실시된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학력인정은 교육청의 몫이지만 이 사업에 참여할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여성가족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작년 5월말 유럽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정책을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영국은 1996년 제정한 교육법(Education Act 1996)을 통해 5세부터 16세의 의무교육 기간에 있는 청소년들이 질병이나 퇴학 등의 이유로 학교에 재학하지 못할 경우 지방정부나 지방교육청이 학교나 다른 기관에서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여 의무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각 자치구별로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위탁교육기관인 'PRU'(Pupil Referral Unit)라는 기관을 운영, 특정 기간 동안 질병 혹은 퇴학으로 인하여 학교교육을 받을 수 없는 의무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구청은 PRU에서 교육할 학생 수를 예측하여 학생 1인당 4,000파운드(한화 약 580만원)를 1년 예산으로 확보해 둔다고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모여서 수업을 듣는 별도의 학교를 운영하는 셈이다(2018 학업중단예방 및 대안교육 주요 선진국 정책탐방 국외연수 결과보고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부설 학업중단예방·대안교육지원센터, 2018. 6.).

 

또, 스코틀랜드 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학령기 청소년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 허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허브 상에 아무 움직임이 없는 무업 청소년을 발굴하여 해당 청소년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학업을 중단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경우 SNS 메시지 등을 계속 보내면서 학생들이 무엇인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연락이 닿으면 필요로 하는 파트너기관과 연계하여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순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연계가 되는데, 이는 개인정보제공동의를 한 경우이다. 교육부에서 여성가족부로 관리 부처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수의 학교 밖 청소년이 방치되는 것이다. 개인의 선택을 침해한다는 비판과 지원 대상자 발굴 지원 사이에서 법률과 제도 보완을 통해 적어도 의무교육단계까지, 더 나아가 고등학교 단계까지는 학교 밖을 벗어날 경우, 안전망을 확보하고 진로를 지원하는 차원의 연계체제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사회보장급여 제공이용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8조를 통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7조의2 제2항 각 호의 정보를 수집하여 활용하고 있다. 알고 찾아오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오지 않는 아이들을 적극 찾아가는 정책이 아쉽다.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여러 지원 방안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 시행 2년째, 정해진 교육과정이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부담 없이 자신이 학습경험을 쌓아가며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사업을 통해 학력인정을 받은 학교 밖 청소년이 전국적으로 14명 정도이지만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낯설고 다가가기 어려운 것 같다. 제도 인지를 위한 홍보도 충분하지 못하고 학력인정을 위한 요건들이 검정고시제도에 비해 용이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이 정착되고 검정고시제도만큼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역할과 지원이 절실하다.

 

  먼저, 학교에서 학업중단(정원 외 학적 관리)이 발생할 때, 학생 및 학부모에게 학습지원 시범사업에 대해 홍보하고 안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원 외 학적 관리가 되거나 학업중단숙려제 후 학업을 중단할 때, 학교 밖 연계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징구와 학습지원 시범사업에 대한 참여, 학습자 등록까지 조력하여 일련의 과정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학업중단을 하더라도 검정고시 준비와 병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줌으로써 학력인정 취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다양한 맞춤형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학업중단학생들이 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하여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청 직속기관이나 평생학습기관을 활용하여 인성교육, 교과교육, 진로체험 외에도 문화, 예술, 특기·적성 프로그램 등을 개설하고 이를 학습지원 프로그램으로 당연히 지정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자체의 개설 프로그램 중 학교 밖 청소년이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에 대해 교육감 인정 학습지원 프로그램으로 지정하고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이나 참여 공고시 학업중단학생도 참여할 수 있음을 안내하도록 요청한다.

 

  셋째, 진로진학지원, 문화 체험 등 교육청 주관 프로그램 정원에 일반 학생과 별도로 일정 비율 학교 밖 청소년을 할애하여 참여의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 밖에 있다고 문제아가 아니다.

 

  시범사업에 대한 운영지침도 여건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통 운영지침은 2018년 2월 제정된 후 올해 2월 개정한 것이다. 사업 담당자들이 지침을 검토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게 정규 학교교육의 무분별한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것과 제도의 악용 우려이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더 개방적이고 진보적이며, 융통성 있게 지침이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교 밖 청소년은 어렵게 학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은 본래 시범사업 취지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교육적이지도 않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아이들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모두의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도 교육이 필요하고, 학교 밖에 있어도 두렵지 않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필요하다. 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열려 있어야 하고, 그 아이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다가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학교를 떠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가 아니라, 교육을 논할 때 같이 가져야 한다.

 

  헌법 제31조 제1항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교육의 기회균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가는 국민 누구나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학교 밖에서도 행복하게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여, 모두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는 교육체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한다면 함께 잘 살기 위한 ‘혁신적 포용국가’의 비전을 부족하나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3월, 새 학년 새 학기가 곧 시작된다. 대한민국의 어느 아이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때, 학생들이 학교 안팎을 구분하지 않고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칠 수 있을 때, 아이 한명 한명이 존중받는 교육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