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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사(40) 고교학점제와 교사
작성자 : 해커스 임용 등록일 : 2018-12-06 조회수 : 15 주소복사

 

 

교육시사 읽기(40) - 고교학점제와 교사

 

 

들어가며

지난 해 11월 교육부는 2022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한 고교학점제 계획을 발표하였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이기도 하고, 현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추진하는 첫 번째 정책이기도 하여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입시와 밀접하게 연계되는 이유로 건드릴 수 없었던 고등학교 교육을 바꾸고자 하는 정책으로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다양화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의 제공으로 학생 중심의 수업을 제공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학 입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현행 학사제도의 전체적인 변화 및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 시설 및 교원 인프라의 부족, 교육여건의 도농격차 등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고교학점제가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사실 고교학점제는 1995년 김영삼 정부에서 발표된 5·31 교육개혁의 학생 중심 교육 및 선택권 보장이라는 큰 줄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새롭고 낯설지 않음에도 고교학점제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는 고교학점제 정책으로 인해 교육과정과 수업 및 평가는 물론 교원과 관련해서는 교사의 역할부터 교원양성과 연수, 학교체제까지 변화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즉, 고교학점제는 초·중등 교육은 물론 고등교육까지 우리나라 교육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 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 및 운영을 위한 많은 조건 중에서 교원 관련 쟁점과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고교학점제 관련 교원 제도와 정책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을 살펴보면,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에 기초한 수업과 평가의 혁신이 핵심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즉, 다양한 교과를 제공하는 것만이 고교학점제의 성공이라 할 수 없으며, 고교학점제를 통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보다 학생중심의 수업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의 단계적 도입 계획에 따른 교원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한 개선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고교학점제과 관련해 논의되는 교원 관련 제도와 정책은 교·강사 등의 단위학교 교수인력 운영, 교원양성 및 연수, 교원수급 등이 있다. 먼저,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가장 시급한 것은 교·강사 등의 교수 인력 문제일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교과를 가르치고 평가할 수 있는 교사 및 강사의 확보와 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학급 중심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제도는 고교학점제의 변화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해진 교사가 정해진 교과목과 정해진 학년을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학교 교수 인력 운영 방식은 고교학점제에서 매 학기마다 변화할 수 있는 학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다소 경직적이다. 따라서 보다 탄력적으로 학교의 교수 인력을 확보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선 교사뿐만 아니라 강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학교 교수 인력의 탄력적 운영을 위해 또 한 가지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자칫 고교학점제 운영에 따른 행정업무의 증가로 인해 교사가 정작 중요한 수업과 평가 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교학점제 관련 선행연구에서도 담당 교과목 수의 증가, 학교 교육과정 편성, 교사 수급 및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한 교과의 개설, 수강신청 및 시간표 관리, 강사 관리 업무, 타 학교와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의 고교학점제 관련 업무가 이미 많은 행정업무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현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 내의 탄력적인 교수 인력뿐만이 아닌 전체 학교 운영 인력에 대한 탄력적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고교학점제는 필연적으로 교사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교원양성과 연수 제도의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2022년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2018학년도에 교원양성기관에 입학한 신입생이 4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2022년에 교사임용이 된다는 전제로서, 현재 교원양성기관의 교육이 당장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존 교수 인력에 대한 연수도 매우 시급하다. 단순히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가 아닌, 고교학점제에서의 변화와 교사의 역할, 실제 운영의 방법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고교학점제가 초·중등 교육에서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교수인력의 연수는 고등학교 교수인력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교원양성 및 연수 제도의 변화는 단순히 고교학점제에서 필요한 교사의 역량, 자질 등의 특성뿐만 아니라 고교학점제의 도입 및 그로 인한 학교와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에 맞게끔 단기와 중·장기의 단계적 계획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교원 제도 및 정책에서 교원수급의 문제는 그 중요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희망과 선택에 따라서 학교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매 학기마다 필요한 학교의 교수인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교과목의 수 자체도 증가할 것이지만, 같은 교과에서도 심화된 교과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개설되는 교과목의 수 증가는 현재의 교사 수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기존의 선행연구와 교육부의 계획에서도 교원수급과 교수 인력의 확보는 고교학점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원수급의 문제는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해 얼마의 교사가 필요하냐의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희망과 선택이 기본적인 전제이기 때문에 기존의 교원수급 계획처럼 학생 수와 교원 수에 대한 현황 통계 분석만으로는 교원수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학생과 교사 수의 현황 통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 수요, 교원의 규모 등을 고려한 추계 모델링이 필요하며, 나아가 교원의 확보, 배치 등의 인사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보다 유연한 교원수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에 필요한 교사 전문성 및 학교 문화

현재 고교학점제와 관련해서 논의되는 교원 관련 쟁점은 대부분 수급의 문제에 머물러 있다. 즉, 확대 제공되어야 하는 교과목수의 증가에 따른 교사 수의 문제가 핵심적인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과 관련한 보다 본질적인 교원 쟁점은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 교사의 수업 개설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수업 설계 및 교육과정 운영을 전적으로 교사에게 맡길 것인지, 학생 평가의 방법 및 절차에 대해 공정성 및 타당성의 문제는 없는 것인지 등의 질문에 아직 이렇다 할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교사와 관련된 내용은 ‘교사의 자율성’, ‘교원 전문성 신장’, ‘교수학습 전문가’ 등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보장하고 신장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교사의 자율성 및 전문성은 고교학점제와 무관하게 중요한 개념들이다. 그러나 상술하였듯이, 선택형 교육과정의 운영, 과목 선택권의 확대, 과정중심의 학생 평가 등의 고교학점제가 갖는 가장 기본적인 체계는 이를 운영할 수 있는 교사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교사가 자율성을 갖고 전문성을 신장해서 교수학습 전문가가 되지 못하면 고교학점제는 운영될 수 없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한 보완과 개선도 중요하지만, 고교학점제에서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논의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고교학점제는 학교 구성원들의 일상이 바뀌는 정책이다. 당연히 교사의 역할도 바뀌고 일상도 바뀌게 될 것이다.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권 보장, 교육과정 다양화, 공동교육과정, 융합 등의 고교학점제 핵심 지향점은 변화되는 일상이 어떠할지, 어떠해야 하는지 짐작케 한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내 학생’, 학생의 입장에서는 ‘우리 반’이라는 개념이 없어질 수도 있다. 이를 두고 학교교육이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는 내 학생 또는 우리 반의 개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 보다 포괄적인 개념의 학습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학교 내에서의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의 지역사회도 포함하는 학습 공동체의 의미로 받아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다소 폐쇄적인 단위 학교 중심의 학교 문화를 개방적이고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교육 공동체 문화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나가며

고교학점제는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교육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사와 함께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를 수행할 수 있는 교사가 없이는 어떠한 가능성도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고교학점제에서 현재 핵심적으로 논의되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 등에 못지않게 교원과 관련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교원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 문화에 걸친 포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그 논의의 과정에 반드시 교사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 글 | 허 주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정책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