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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사(39)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변화와 지향점
작성자 : 해커스 임용 등록일 : 2018-12-06 조회수 : 13 주소복사

 

 

교육시사 읽기(39) -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변화와 지향점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산업 구조와 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교육은 단순 지식·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 융합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며, 이와 함께 소통과 협력, 연대와 참여의식을 갖춘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체제가 필요하다.

한편,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고등학교의 경우 2016년 대비 2022년에는 학생 수의 31%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급당 학생 수 감소 등 교육여건 개선과 미래형 교육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한편, 질적인 측면에서는 모든 학생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을 둘러싼 사회·문화·기술 등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교육은 표준화된 산업 사회의 인재상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교육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특히, 고교 교육은 대학입시와 수능 등에 종속되어 획일적 교육과정 운영, 줄 세우기식의 학생 평가 등으로 학생 간 경쟁을 심화시키는 한편, 모든 학생의 배움과 성장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된다. 교육의 다양화를 위해 추진한 고교체제의 다양화가 서열화된 고교 입시로 이어져 사교육 확대, 초·중학교 교육의 왜곡, 다수 일반고의 학습 의욕 저하 등으로 이어져 공교육의 위기를 키운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여 교육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육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 유연하고 개별화된 교육, 교육의 수평적 다양화 등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과 고교교육 혁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하여 고교학점제 도입을 준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고교학점제 추진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하여,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였고, 2018년에는 연구학교 운영 등을 통해 학교 단위에서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 혁신을 위한 과제 수행을 지원하는 한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 등을 발굴하여 현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고교학점제의 개념과 주요 내용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누적된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운영 제도이다. 학점을 기준으로 학사제도가 설계·운영되며, 세부 운영방식은 학교의 운영 여건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기반을 두고 있는 단위제 상의 단위를 학점으로 바꾸는 수준을 넘어, 교육과정, 평가, 졸업제도 등 학사제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요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째, 교육과정 측면에서, 학생의 진로·적성 및 흥미에 따른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는 한편, 학생의 수준을 고려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영역별·단계별 학점 기반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평가제도 측면에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필평가 중심의 상대평가에서 벗어나, 수업을 통한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수행평가 등 과정 중심 평가, 교사별 평가 등으로 변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학생의 성취수준을 판단하여 학점 취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과목별 성취기준 및 수준의 설정이 필요하다.

셋째, 졸업제도 측면은, 출석 일수를 기준으로 한 진급, 졸업을 넘어서 학생의 실제 과목 이수 및 성취 수준에 따라 진급, 졸업하는 방식으로 기준 재설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요건과 변화를 바탕으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기주도적인 학습 주체로서 과목 선택과 학업 설계를 하고, 수업과 평가에서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다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습의 질 관리 등을 통해 고교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개선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교학점제 도입 추진 로드맵

고교학점제는 고교교육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제도이지만, 현행 고교 학사제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므로, 제도의 도입을 위해 체계적인 준비와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교육부는 단기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 운영 다양화 및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중점을 두어 학교 단위의 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교육과정 개정, 평가 개선, 시설 확보, 교원 수급 개선 방향 등 종합적인 연구와 검토, 공론화 등을 통해 제도 도입을 준비할 계획이다.

 

특히, 2018년에는 연구·선도학교 105개교를 선정하여,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 활성화를 위한 과제들을 추진 중이다. 학생 대상 진로·적성 검사 및 상담을 토대로 학생의 과목 선택 및 학업 설계를 지도할 수 있는 ‘(가칭) 교육과정 지원팀’의 구성·운영, 수강신청 프로그램 개발 및 개인별 시간표 작성, 과목 안내서 및 강의계획서 등 정보 제공, 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습 지원, 이를 위한 교원 및 시설 관련 조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일반학교 대상으로는 ‘고교 교육력 제고 사업’ 등을 통해 교과중점학교, 공동교육과정 및 온라인 교육과정 운영 등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현장에서 제기되는 애로사항, 제도 개선과제 등을 바탕으로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교사·학부모·학생 등 대상의 연수·홍보,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종합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고교학점제, 교육 주체와 함께 만들어 갈 길

미국, 핀란드,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에서 고등교육뿐만 아니라 중등교육 단계에서도 학점제를 운영 중이다. 학생의 적성과 역량, 과목 이수 경력, 진학·진로 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과목 수강·이수가 가능하도록 커리큘럼과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등이 갖추어져 있고, 운영 경험도 오래되어, 이들 국가에서는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진행되는 학점제 논의는, 제도가 시작된 배경과 기반이 다른 외국의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도 운영의 취지와 시사점, 우리의 교육 현실과 앞으로의 비전을 고려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로 발전시키고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적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재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 학점제를 시행 중이기는 하지만, 일반 학교의 입장에서 학점제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인 것이 사실이다. 학생의 수요를 반영한 과목 개설과 유연한 학사 운영 등을 위한 인프라 확충, 학급 및 학교 운영 지원 체제와 학교 문화의 변화, 수업과 평가의 개선 및 이를 위한 교원의 업무 수행 방식의 변화, 학교·지역 간 격차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와 중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교육부는 교육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참여를 통해 이러한 과제들을 검토하고 방안을 만들어가며 제도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 글 | 이혜진 교육부 고교학사제도혁신팀 팀장